지방의회 하반기 의장단 선출 곳곳 ‘잡음’

입력 2012-07-02 19:06

동료 의원 윽박지르기, 밀실야합 들통, 줄 세우기 등 하반기 의장단을 선출하는 지방의회 곳곳에서 진흙탕 싸움이 되풀이되고 있다.

2일 전국 지방의회에 따르면 경남 진주시의회에서는 부의장 선거에 나선 박모 의원에 대해 동료 의원들이 서류를 위조해 후보를 사퇴시키려고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8일 일부 의원이 ‘내가 후보 등록을 포기한다’는 철회서를 멋대로 써서 의회 사무국에 제출했다. 다른 의원을 무투표 당선시키려는 의도다”고 반발했다. 진주시의회는 이날 의장단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의원들이 “(사퇴 종용) 관련 시의원들은 사퇴하라”고 촉구하며 회의장을 점거해 투표가 중단됐다.

전북 군산시의회 2명의 김모 의원은 이날 치러진 의장·부의장 선거에 각각 출마했다가 민주통합당 군산시지역위원회로부터 제명 처분을 받았다. 두 의원은 의장단 후보를 내정하는 경선 결과를 따르지 않아 이른바 ‘괘씸죄’에 걸린 것이다. 의원들은 “민심은 상관없이 당의 ‘줄 세우기’만 따라야 하는 것이냐”고 맞서고 있다.

경기 김포시의회 선거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 선거’로 치러졌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8명의 의원 중 새누리당 소속이 3명인 데도 민주통합당(4명)과 무소속(1명) 의원들이 전반기에 이어 또 나눠먹기를 했다고 트집을 잡았다.

대전 유성구의회에서는 부의장 선거에 떨어진 권모 의원이 의장실로 찾아가 회의 탁자와 책장 유리를 파손하는 등 난동을 피웠다.

3일 투표를 실시하는 부산시의회는 상임위원장도 후보등록제를 도입했으나, 의장 선거 대리전 양상이 나타나 되레 편가르기 갈등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회의 다수당인 민주통합당은 2년 전 밀실야합을 했던 사실이 들통 나 망신을 샀다. 민주당은 당시 시의회 개원을 앞두고 허모·박모 의원이 전·후반기 의장을 나눠 맡기로 합의문을 작성했다가 최근 이 사실이 드러나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질타를 받고 있다. 결국 민주당은 담합 내용을 파기하고, 표결로 김모 의원을 내정해 본회의에서 당선시켰다.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민주통합당은 사전 경선을 실시했으나 득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후보가 된 두 의원이 실제로 이긴 것이 맞느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김남규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지방의원들이 주민들의 민심을 대변하기보다는 밥그릇 챙기기나 갈등 조장 등 볼썽사나운 모습만 보이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의정감시 활동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전국종합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