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선 12년만에 정권교체… 중도성향 제도혁명당 니에토 당선
입력 2012-07-02 18:42
멕시코 제1야당 대선후보인 엔리케 페냐 니에토(45)가 표본 개표결과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고 멕시코 연방선거관리위원회(IFE)가 1일 밤(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페냐 니에토는 38%대의 득표율로 12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뤘다.
표본 개표결과는 IFE가 전국 14만3000여개 투표소 중 7500곳을 무작위 추출해 집계한 예비 결과다. IFE는 오차가 0.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중도 성향의 페냐 니에토가 사실상 승리함에 따라 멕시코는 보수에서 중도로 정치 변화를 경험하게 됐다. 페냐 니에토는 IFE의 개표결과가 나온 뒤 제도혁명당(PRI) 본부 당사에서 “새로운 국가를 원한다. 과거로 돌아가길 원치 않는다”며 “국가는 과거 70년간 집권한 제도혁명당에 두 번째 기회를 줬다”고 강조했다.
페냐 니에토는 변호사이자 멕시코 최대 지자체인 멕시코주(州) 주지사를 지낸 인물이다. 40대 중반의 젊은 나이와 영화배우 못지않은 외모도 그의 당선에 큰 힘이 됐다. 그의 부인 앙헬리카 리베라는 TV스타 출신이다.
정권 교체의 가장 큰 동력은 집권 국민행동당(PAN)의 실패한 ‘마약과의 전쟁’이었다. 당선 일성에서도 치안 확립을 강조한 페냐 니에토는 내전과도 같은 마약조직 소탕 방식을 지양하는 대신 연방경찰관 수를 배로 늘리고 전투경찰 형태의 새로운 치안부대를 설립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여기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로 피폐해진 중소기업과 노동자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일찌감치 대세를 결정지었다. 그는 멕시코 최대 산업인 석유산업 개혁을 주장하며 원유 개발과 정제, 생산 부문에 외국 자본의 투자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국영석유회사 페멕스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것으로, 헌법을 개정해야 가능한 일이다. 관료화된 페멕스 개혁에 성공할 것인지, 자신을 지원한 기업과 외국투자자에게 특혜를 주는 결과가 될지 미지수다.
좌파 후보인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패배를 인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종 개표결과까지는 1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