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족한 야권 대선주자들… 각 진영, 드러난 결점 보완전략 마련 골머리
입력 2012-07-02 22:01
야권 대선 주자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진영에서는 주자들의 결점으로 비칠 만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선 범야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최근 행보와 맞물려 “행동형이기보다 햄릿형(고민형)이 아니냐”는 얘기를 듣는다. 출마 여부에 대한 발표가 늦어지면서, 또 지나치게 신중해 보이는 점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안 원장이 대통령 후보로서는 너무 샤이(부끄러움을 타는 것)한 것 같다”는 평가도 있다. 일부는 “국가 지도자가 지나치게 겸손한 것도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고 비판한다. 이에 안 원장의 대변인격인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2일 “부끄러움을 타는 측면이 있지만 처음에만 그렇지 누구와도 금방 친해지는 스타일이고, 대인 스킨십 측면에서 의외로 격의 없이 쿨하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도 안 원장과 비슷한 얘기를 많이 듣는다. 부드럽긴 하지만 카리스마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대선 주자이면 어딜 가더라도 존재감이 부각돼야 하는데 행사장에서 어색해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고 한다. 한 측근은 “대중을 확 휘어잡는 스타일은 분명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빠른 속도로 친화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문 고문의 부드러운 이미지가 반노(反盧) 정서를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크다는 분석도 있다.
같은 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정체성 측면에서 여전히 발목이 잡혀 있다. 한나라당 출신이란 점 때문에 텃밭인 호남에서 지지율이 미미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특히 지금은 친노계와 구민주계가 당권을 장악하면서 더욱 이방인처럼 밀려나 있는 모양새다. 아울러 친노계와 구별되는 새로운 진보, 복지와 평화 등의 아젠더를 내걸었지만 제3지대에서 목소리를 내는 안철수 원장만큼 파괴력 있게 메시지가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손 고문 측은 “주자들 가운데 당 기여도가 가장 높아 진정성이 알려지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떴다방식 후보들보다는 ‘준비된 후보’가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두관 경남지사를 놓고선 “스케일면에서 아직은 지방급 인재가 아니냐”는 말이 많다. 실제로 김 지사는 경남을 제외하곤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에서는 인지도가 낮다. 또 지방행정에 있어선 탁월했지만 중앙 정치를 해본 경험이 짧아 대선 주자로서 능력 검증은 아직 덜 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김 지사 측은 “중앙 정치에 뛰어들면 곧바로 큰 정치인으로서의 진가가 발휘될 것”이라며 “현역 국회의원만 17명 정도가 돕겠다고 할 만큼 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정세균 상임고문의 경우에도 민주당에서는 돕는 의원이 적지 않지만 정작 “정세균 하면 확 와 닿는 정치적 매력은 없다”는 주장이 있다. 또 기업인 출신이고 산업자원부 장관도 거쳤지만 경제 전문가라는 인식이 아직 널리 퍼져 있지 못한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