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지도’가 바뀐다… 서울·강남 쏠림현상 줄고 지방은 늘어

입력 2012-07-02 21:46


우리나라 부자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서울, 특히 강남의 부자들이 줄어든 대신 ‘지방 부자’가 늘어나고 있다. 또 부자들은 수익성이 비교적 높은 상가, 오피스텔 등 부동산 투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KB금융연구소가 공개한 ‘2012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들은 지난해 말 기준 14만2200여명으로 집계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매년 20% 이상 급증해 왔던 부자의 수는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2010년 말 13만명에서 8.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서울 부자의 비중이 2010년 49.6%에서 지난해 47.9%로 감소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은 같은 기간 12.0%에서 12.9%로 늘어났다. 인천·경기는 21.2%에서 21.5%로, 대구·경북은 6.1%에서 6.3%로, 광주·전라도는 4.3%에서 4.6%로 각각 증가했다. 서울에서는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 부자가 전체 서울 부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9.2%에서 37.8%로 하락했다. 전통적인 ‘부촌(富村)’이 해체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인 데 비해 지방 부동산은 상승세를 타는 등 차별화가 발생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분석했다.

또한 부자들은 평균 144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부동산 비중이 58%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금융자산 35.2%, 기타자산 6.8% 등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부동산 투자 대상은 상가(68.6%)였고 오피스텔(40.9%), 아파트(38.3%)가 뒤를 이었다. 향후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도 30%가 국내 부동산을 꼽았다. 이어 국내 주식(19.8%), 예·적금(12.3%) 등이었다.

지난 1분기 기준 이들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051만원으로 일반가구 월평균 소비지출(259만원)의 4배에 달했다. 연평균 소득은 4억1200만원으로 지난해 2인 이상 일반 도시가구 소득 평균(4700만원)의 8.8배에 이른다. 소비지출 항목 중 ‘자녀 교육비’ 비중이 전체 소비지출의 24.4%를 차지해 일반가구의 비중(14.6%)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