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46.9% 귀 울림 경험

입력 2012-07-02 18:26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절반가량이 이명(귀 울림) 증상을 경험하고, 이로 인해 학업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시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팀은 최근 서울 소재 초등학교에 다니는 4∼6학년 어린이 940명을 대상으로 이명 경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46.9%가 이명을 한 번 이상 경험했으며, 이 가운데 4.4%는 늘 이명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이명은 귓속이나 머릿속에서 느끼는 ‘윙∼’ ‘쉬익∼’ 따위의 이상 음감을 말한다. 귀에 발생하는 흔한 증상 중 하나지만 아직까지 원인이 불분명해 진단과 치료에도 어려움을 겪는 귓병이다.

김 교수팀은 이번 설문조사 때 ‘이명’에 대해 초등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실제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데 내게 들리는 매미소리, 바람소리, 기계소리, 삐∼소리, 윙∼소리’ 등으로 설명했다. 이명은 청력 저하와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노인성 질환으로 여기기 쉽지만 최근 들어 20∼30대는 물론 10대 이하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서도 자주 발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김 교수팀의 지적.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이명을 한 번 이상 경험했다고 응답한 초등학생들 중 한 번이라도 이비인후과를 방문, 적절한 귀 검사와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11명(2.5%)에 불과했다. 이명 경험은 평소 청각이 떨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고 응답한 아이들과 어지럼증이나 두통을 느낀다고 응답한 아이들에게서 많았다.

김 교수팀은 아이들의 정신건강 상태와 이명 발생의 상관관계도 불안 검사를 통해 조사했다. 그 결과 이명 경험 빈도는 과체중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은 아이들일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한 개인의 불안 기질을 나타내는 ‘특성불안지수’ 역시 높았다. 이는 평소 예민하고 불안한 성격이거나 쉽게 긴장하는 아이의 경우 이명에 걸리기 쉽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지속적으로 이명에 시달리는 아이들은 일상생활, 학업, 수면, 인지 및 행동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최대한 빨리 정확한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