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쑥에서 ‘항비만 소재’ 발굴

입력 2012-07-02 18:16


국내 연구진이 쑥에서 비만 억제 작용을 하는 새로운 항비만 소재 ‘아테미신산(Artemisinic acid)’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을지대 피부관리학과 이종성(사진) 교수팀은 우리나라 야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식물 쑥에서 항말라리아 치료제 아테미시닌(Artemisinin)의 전구물질인 아테미신산을 분리, 실험한 결과 뛰어난 지방세포 분화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고 2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셀룰라 바이오케미스트리(Journal of Cellular Biochemistry)’ 7월호에 게재됐다. 천연 쑥만이 아니라 미생물 배양을 통해 생산되기도 하는 아테미신산은 그동안 항진균, 항암 작용만 일부 알려져 있었을 뿐이다.

이 교수팀은 아테미신산의 비만 억제 작용을 규명하기 위해 아테미신산을 가미한 배양액에서 복부지방 유래 줄기세포를 지방세포로 분화시키는 실험을 진행하면서 중성지방과 ‘글리세롤-3-포스페이트 디하이드로게라제(GPDH)’ 등 지방 성분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이 교수팀은 GPDH 활성도가 눈에 띄게 낮아졌음을 확인했다. GPDH는 지방전구세포가 지방세포로 분화할 때 증가하는 생리활성물질로, 흔히 실험실 단위에서 세포 분화 억제 정도를 확인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 교수팀은 아테미신산 성분이 지방분화 유도인자 중 하나인 ‘C/EBP 델타’ 유전자의 간섭을 차단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아테미신산의 방해로 C/EBP 델타 유전자가 제대로 발현되지 않음에 따라 지방전구세포가 지방세포로 분화되는 빈도가 감소한 것이다.

이 교수는 “비만은 섭취한 열량보다 소비하는 열량이 적을 때 남은 열량이 몸속에 그대로 쌓이거나 지방세포가 너무 많이 생기는 현상”이라며 “아테미신산이 이 중 후자에 의한 비만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팀은 천연 쑥에서 아테미신산을 분리 정제하는 기술을 바이오스펙트럼(대표 박덕훈)에 이전, 산업화할 계획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