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내가 왜 이러지… 자메이카 대표선발전 200m 결승서도 블레이크에 밀려
입력 2012-07-02 19:39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2일(한국시간)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자메이카 대표선발전 육상 남자 200m 결승 직후 2위로 통과한 우사인 볼트(26)는 근육통이 도진 오른쪽 허벅지를 붙잡고 괴로운 표정으로 스트레칭에 들어갔다. 반면 1위를 차지한 요한 블레이크(23)는 응원해준 객석의 관중에게 화답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확연히 교차하는 장면이었다.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볼트가 연일 망신을 당하고 있다.
볼트는 이날 열린 남자 200m 결승에서 19초83으로 2위에 그쳤다. 이번에도 볼트를 따돌린 선수는 ‘신성’ 블레이크였다. 블레이크는 볼트보다 0.03초 빠른 19초80의 시즌 최고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볼트는 이틀 전 100m 결승에서도 블레이크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볼트는 100m(9초58)와 200m(19초19)에서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블레이크에 연패를 당하면서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단거리 3관왕을 재현하겠다는 목표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볼트에게 200m에서의 2위는 충격이다. 볼트는 긴 다리 탓에 100m 레이스 스타트에서 고전해왔으나 200m에서만큼은 후반의 폭발적인 스퍼트로 이를 만회해 베이징올림픽은 물론 지난해 8월 한국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휩쓸었다. 그러나 자신의 훈련 파트너에 머물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결승에서 부정 출발로 자신이 실격한 틈을 타 세계챔피언에 오른 블레이크의 거센 도전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사그라들었던 볼트의 부상 의혹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독일 뮌헨의 한 병원을 방문, 비밀치료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볼트의 개인 코치인 글렌 밀스는 “볼트는 경험도 풍부하고 능력도 갖춰 이미 최정점을 찍은 선수”라며 “이번에는 부진했으나 올림픽에서는 제 기량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