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생전에 핵무기 대량 생산 지시”

입력 2012-07-02 19:07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핵무기의 대량생산을 지시했다고 도쿄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이 자체 입수한 북한 조선노동당의 내부문서를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이는 지금까지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천명해 온 ‘핵의 평화적 이용’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강조해 온 조선노동당의 선전과도 배치된다.

이번에 공개된 노동당 문건에는 김정일이 “미국에 공개한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은 민수공업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우라늄 농축이 군사적 측면에서 원자폭탄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하며 대량의 핵무기를 생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는 북한이 핵 개발의 군사적 목적성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도쿄신문은 “우라늄 농축이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 온 북한의 허구성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 내부문서는 김 위원장 사후인 지난 2월에 작성된 것으로 당의 중견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용 자료로 추정되는데, 북한의 내부정세와 외교정책에 대해 19쪽 분량으로 자세하게 열거하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을 원료로 한 핵무기 개발에 대해 김 위원장의 지시가 공문서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