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원 자녀에게 무료 캠프 여는 全經聯

입력 2012-07-02 19:34

국회의원 자녀만 초청해 ‘차세대 리더십 캠프’를 열기로 한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국제경영원(IMI)이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IMI는 최근 ‘2기 Youth Challenger’s Camp’ 안내 및 참가 요청서를 국회의원실에 보냈다. 이 캠프는 의원 자녀 40여명을 대상으로 4박5일 간 경제교육, 포스코 광양공장 시찰, 여수 엑스포 견학 등 일정으로 진행된다.

IMI는 참가 요청서에서 “차세대 글로벌 리더가 될 국회의원 대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캠프를 개최한다”면서 “이 캠프는 국회의원님 자녀들의 리더십, 글로벌 경제와 기업의 이해,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 형성 스킬 향상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혜 시비가 일자 전경련 측은 “다양한 직업군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캠프도 그런 차원에서 준비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IMI의 이번 캠프는 시기적으로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재계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영역까지 잠식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자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재벌개혁 또는 경제민주화를 수용하라고 재계를 몰아붙였다.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서민의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은 재계를 더욱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시점에서 국회의원 자녀들에게만 무료 캠프를 실시하는 것은 정치권을 향해 ‘러브 콜’을 보낸 것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전경련은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며 억울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이라는 말을 곱씹어야 한다. 자두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면 도둑으로 오인 받을 수 있으니 남에게 의심 살 만한 일은 아예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전경련이 선의로 이번 캠프를 추진했다고 하더라도 국민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전경련은 보호자와 교사의 확인을 받은 희망자의 참가신청서와 경제에세이, 자기소개서를 이메일로 받아 경제캠프 대상자를 선발하는 한국은행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한은은 참가 희망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고 교육내용을 소화할 수 있는 학생을 뽑아 경제캠프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