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대소'하는 세상을 꿈꾸는 개그맨 윤택

입력 2012-07-02 16:18


“사람들은 제가 웃기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한번을 웃기기위해 백번을 연습합니다. 그러다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리면 속으로 ‘해냈다’라며 쾌재를 부릅니다.”

10년차 개그맨 윤택(40)이 책을 냈다. 책명은 ‘윤택의 웃음사전’(한국장로교 출판사).

웃음에 대한 생각, 개그계의 현실, 청년시절의 방황과 고생담. 이 모든 것을 녹여낸 신앙이야기를 가벼우면서도 때로는 진지하게 써내려갔다. 얼핏 ‘책하고는 거리가 먼 듯한’ 그이기에 책 내용이 더욱 관심을 끈다.

나이 서른에 SBS 공채 7기로 뒤늦게 개그맨이 된 윤택은 한때 시청률 40%가 넘는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의 인기코너 ‘택아’의 메인이었다. 지금도 종편과 케이블 TV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화면에서 보이는 밝고 쾌활한 모습과는 달리 그의 젊은 시절은 힘들었다.

“삼형제의 막내로 정말 어릴 때부터 부모님 속을 새까맣게 태울 만큼 비뚤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한장사 목사님께서 오히려 이런 제 이야기가 방황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고 격려하셨어요.”

그의 표현에 따르면 ‘밥먹듯’이 아니라 ‘숨쉬듯’ 가출했다고 한다. 그러나 모태신앙의 영향이었을까. 그때마다 찾은 곳은 교회였다. 또래 친구들을 괴롭히다 파출소에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20대에는 싱가포르에서 가이드생활로 번 돈을 몽땅 사기당하는 좌절을 겪었다.

그러나 윤택의 뒤에는 늘 눈물로 기도해 주신 부모님이 계셨다. 부모님은 서울 신길동 영동교회를 섬겼다. 부모의 기도가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하면서도 하나님과의 끈을 이어놓았다.

“제 책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거나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전환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올 1월에 결혼한 윤택은 워낙 바빠 임신 중인 아내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올 가을이면 태어나는 아기, 아내와 함께 하나님의 가정을 꾸려 온전히 쓰임받기를 간구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웃음의 정의는 ‘같이 대소(大笑)’다. 웃음은 주고받는 것이고 탁구공만한 웃음도 서브만 넣으면 무조건 다시 돌아온다고 믿는다. 이것이 그가 오늘도 웃음 서브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