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7월 2일 캠프 가동… 출마 장소·메시지 막판 고심
입력 2012-07-01 19:45
새누리당 박근혜(얼굴)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조용히’ 대선 경선 캠프를 여는 것으로 두 번째 대선 도전 길에 오른다. 친박근혜계 핵심 의원은 1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맞은편 대하빌딩에 마련한 경선 캠프가 2일 가동된다”며 “상황이 달라진 만큼 지난 대선 경선 때처럼 떠들썩한 출범식은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세게 맞붙었던 2007년 경선과 달리 비박(非朴·비박근혜)계 주자들의 불참으로 경선 자체가 삐그덕거리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위원장은 2일 대선 캠프 대신 세종시를 찾는다. 예정됐던 ‘세종시 출범식’ 참석차 가는 것이지만 세종시가 박 전 위원장 특유의 ‘약속의 정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박 전 위원장은 2010년 6월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 표결 당시 직접 반대 토론자로 나서 “미래로 나가려면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박 전 위원장 주변에선 세종시에서 출마 선언을 하며 약속의 정치와 지방 분권을 역설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한다. 세종시뿐만 아니라 출마선언 장소로 동서 화합을 상징하는 전남 광주, 서울역, 땅끝마을, KTX를 타고 서울부터 대전 광주 부산 등 여러 지역을 하루에 도는 방안, 정치의 회복을 내세워 국회나 당사에서 하는 것까지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 의원은 “출마 선언 방식과 출마 선언에 담을 메시지에 대해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최종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무엇보다 출마선언문에 담을 메시지를 놓고 막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한 핵심 인사는 “박 전 위원장이 자신이 정치하는 이유로 ‘국민 행복’을 늘 이야기해오지 않았느냐”며 “국민 행복을 위해 남은 생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일체 함구령이 떨어진 가운데 글로벌 경제위기가 덮치면서 빚어질 실업 문제에 대한 대책과 양극화 해소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4·11총선 때 취업, 보육, 집, 노후 걱정을 덜어드리겠다며 내세웠던 ‘가족행복 5대 약속’의 내용도 중요하게 다뤄지리란 전망이다. 캠프 관계자는 “경제성장률 몇 %와 같은 거창한 공약 대신 각 공약의 수혜자들에게 포커스를 맞춘 세밀한 공약을 개발하고 있다”며 “딱딱한 정책 내용을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정책홍보 분야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