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에 富 집중… 754조원으로 정부 자산의 절반
입력 2012-07-01 19:44
우리나라 100대 그룹의 자산총액이 정부의 자산총액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총액은 순자산과 부채를 더한 것으로, 자산총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적으로 몸집이 크다는 뜻이다.
재벌닷컴이 1일 발간한 ‘대한민국 100대 그룹’에 따르면 자산 상위 100대 민간 그룹(공기업과 민영화된 공기업을 제외)의 2011회계연도 말 자산총액 합계는 1446조7620억원으로 정부 자산총액인 1523조2000억원의 95%에 달했다. 이는 기업들이 양적·질적인 측면에서 정부와 대등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룹별 자산총액 간에도 격차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상위 5대 그룹의 자산총액 합계는 754조원으로 100대 그룹 총 자산의 52%에 해당할 뿐 아니라 정부 자산총액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위 삼성그룹의 경우 자산총액이 279조820억원으로, 25∼100위 그룹의 자산총액을 다 합한 규모(267조8490억원)보다 컸다. 상위 5대 그룹의 2011회계연도 순이익 합계는 42조6410억원으로 100대 그룹 전체 순이익 65조7340억원의 65%를 차지했다. 이처럼 자산 순위가 높은 그룹일수록 실적도 좋은 편이어서 그룹별 자산총액 격차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100대 그룹 중 총 자산이 10조원 이상인 곳은 자산총액이 10조4570억원으로 집계된 현대백화점까지 모두 23개 그룹이었다. 100조원 이상인 곳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곳이었고, 100조원 미만∼50조원 이상이 롯데, 현대중공업, GS 등 3곳, 50조원 미만∼10조원 이상이 한진, 한화, 두산 등 16곳으로 나타났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자산총액 면에서 기업 쪽이 비교할 수 없이 적었다. 하지만 기업들이 연평균 8%가량 자산을 증가시키고 있어 올해 안에 정부 자산을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