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中반환 15주년] 도널드 창 “홍콩 경제·민생·정치제도 발전”
입력 2012-07-01 22:00
“지난 15년 동안 홍콩특별행정구는 기본법에 따라 착실하게 발전을 이뤄왔다. 경제, 민생, 정치제도 등 각 영역에서 중요한 성취를 달성했다.”
베이징 천안문광장 동편에 위치한 중국국가박물관에서 지난 27일부터 열리고 있는 ‘홍콩특별행정구 성립 15주년 특별전’. 전시장 벽면에 소개해 놓은 내용 중 일부다.
특별전은 1997년 7월 1일 홍콩이 중국에 귀속된 뒤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보고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갈지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장 입구 쪽 벽면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는 영국이 중국에 홍콩을 반환하던 당시 의식을 담은 영상이 반복적으로 비쳐지고 있었다. 중국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오성홍기가 게양되는 모습 앞에서 중국인 관람객들은 발길을 멈추곤 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모양이었다.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은 특별전 개막식에 참석해 “중국인들은 이번 특별전에서 홍콩이 지난 15년 동안 이룬 발전을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일국양제(一國兩制)에 대한 믿음을 더욱 증진시키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각을 반영하듯 29일 전시장에서 만난 허난(河南)성 자오쭤(焦作)시에서 온 대학생 진후이핑(金慧萍·18)은 “홍콩이 중국에 귀속된 뒤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중앙(CC)TV 등 관영 언론들은 홍콩 회귀 15주년을 맞아 홍콩의 발전상을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염정공서(廉政公署)의 부패척결 활동, 홍콩의 식품안전을 위한 완벽한 제도 등도 소개했다.
그러나 홍콩인들의 ‘내지(內地·중국 본토를 지칭)’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는 실상은 전하지 않는다. 홍콩인들의 대규모 시위 소식도 중국 언론을 통해서는 접하기 어렵다. 그러니 중국의 일반인이 홍콩인들의 정서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오히려 언론의 홍콩 특집 보도가 예상치 못했던 역풍을 초래하고 있다. 웨이보에 “홍콩은 부패문제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쓰고 있는데 왜 대륙은 이를 배우지 않느냐”고 지적하는 네티즌의 글이 올라온 것이다.
일부 네티즌은 “식품안전 부문에 있어서는 말 그대로 일국양제”라면서 “대륙의 인민들은 영원히 차등 공민이란 말인가”라고 중국 정부를 질타하는 글을 웨이보에 올리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홍콩인들뿐 아니라 중국인들로부터도 때아닌 공격을 받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