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행 물거품’ 멀어진 갈채… 왕년 수영여제 에번스·의족 피스토리우스

입력 2012-07-01 19:10

불혹을 넘긴 왕년의 ‘수영여제’와 ‘의족 스프린터’의 런던 올림픽 도전이 결국 꿈으로 끝났다.

1980∼90년대 여자수영 중장거리의 세계 최강이었던 재닛 에번스(41·미국)가 런던 올림픽 미국 수영대표 선발전에서 하위에 그쳤다.

에번스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대표선발전 여자 자유형 800m 예선에서 9분01초59의 기록으로 전체 참가선수 65명 중 53위에 머물렀다. 앞서 지난달 27일 자유형 400m 예선에서도 4분21초49로 전체 113명 중 80위에 그쳐 탈락한 바 있다. 에번스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3관왕(자유형 400·800m, 개인혼영 400m)에 오르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자유형 800m에서도 금메달을 딴 세계 여자수영계의 전설이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이 끝난 뒤 현역에서 은퇴했다가 지난해 전격적으로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하지만 여제도 세월의 힘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에번스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록 올림픽 출전에 실패했지만 다시 수영을 할 수 있었던 것과 많은 사람이 응원해 줬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의족 스프린터로 유명한 남아공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정한 올림픽 출전 기준 기록 통과에 실패해 런던 올림픽에서 뛸 수 없게 됐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 30일 끝난 아프리카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결승에서 45초52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지만 45초30의 A기준 기록을 통과하는데 실패했다. 피스토리우스는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에 “힘든 한 주였지만 나는 축복받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정강이뼈가 없이 태어나 11살 때 두 다리의 종아리 아래를 절단한 피스토리우스는 탄소 섬유 재질로 된 의족을 달고 경기에 나서 ‘블레이드 러너’라는 애칭을 얻었다. 절단 장애인으로서 처음으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 지난해 8월 열린 대구 대회 400m에서 준결승에 올랐고 남자 1600m 계주에서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피스토리우스의 런던 올림픽 출전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2일 발표되는 남아공 1600m 계주 팀 명단에 오른다면 피스토리우스는 절단 장애인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