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이란 원유 금수조치 발효… “이란 원유수출 40% 줄듯”
입력 2012-07-01 19:09
유럽연합(EU)의 대이란 원유 금수조치가 1일(현지시간)부로 발효됐다. 미국이 지난 28일 이란 원유 수입국의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를 시작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반면 이란은 자국의 핵프로그램을 압박하는 서방국들의 제재에 맞설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나섰다.
미국과 EU는 원유 금수조치가 이란 핵프로그램 협상 과정에서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란이 해외 수입의 80%를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U는 이란 원유 수출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데이비드 코헨 미 재무부 차관보는 “우리는 이란 경제의 생명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이 이란 원유 수출에 대한 공동 제재를 단행하면서 지난해 1일 250만 배럴이던 이란 원유 수출량이 올해 150만 배럴로 40%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이란 정부는 겉으로는 태연한 반응이다. 로스탐 카세미 이란 석유장관은 반관영 메르통신에 “제재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제재는 몇 년간 계속돼왔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마무드 바마니 이란 중앙은행 총재도 “우리는 적대적 정책에 맞설 것”이라면서 “충분한 국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의 면제 조치를 받은 수입국 덕분에 손쉽게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감축했다며 중국을 포함한 20개국에 제재 면제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의 초조함은 유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긴급회담을 요청한 데서 드러났다.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유량을 늘리겠다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는 데다 북해산 브렌트유가 대체재로 떠오르면서 이란이 실제로 느끼는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세미 장관은 “1일 산유량 한도를 3000만 배럴로 유지키로 한 기준을 회원국들이 준수해야 한다”면서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시장에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