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시간당 최저임금 6.1% 올라 4860원으로 늘었지만… 실질 최저임금 佛의 30%에도 못미쳐

입력 2012-07-01 19:03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6.1%(280원) 오른 486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30일 12차 전원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최저임금 인상안을 심의·의결했다고 1일 밝혔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위가 의결한 안을 고시한 뒤 오는 8월 5일까지 최종 확정한다. 이에 따라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월 단위로 환산하면 주 40시간(월 209시간) 사업장 기준으로 101만5740원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번에 인상된 최저임금이 저소득에 시달리는 근로자 258만2000명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임금 동결과 20%대 인상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펼쳤던 사용자와 노동계는 모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법정 시한을 이틀 넘긴 30일 새벽 최저임금위원회 12차 회의에서 공익위원이 제시한 안으로 확정됐다. 사용자 측 위원 1명과 한국노총·민주노총 근로자위원 8명이 최종 의결에 불참한 상태였다.

민주노총은 주요국 대비 현저히 낮은 최저임금 수준을 대폭 인상하지 않고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발표한 2011년 1인 가구 노동자 월평균 생계비는 141만원인데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11년 8월)에 따르면 월급 120만원 미만 저임금 노동자가 468만명에 달하고 있어 사실상 빚쟁이가 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경영계는 이번 결정으로 30인 미만 사업장이 매년 추가로 부담할 금액이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경총은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물가상승률과 어려워진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높은 인상률로 결정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노동연구원 해외노동통계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CPI, 2005년 기준)를 반영한 우리나라의 시간당 실질 최저임금은 2010년 기준 3.06달러에 불과했다. 프랑스(10.86달러)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일본 8.16달러, 영국 7.87달러, 미국 6.49달러, 스페인 4.29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구매력평가지수(PPPs)를 이용해 시간당 각국 최저임금의 실질구매력을 비교한 통계에서도 우리나라는 2010년 4.49달러로 스페인(4.24달러)을 빼고는 가장 낮았다. 역시 프랑스가 8.88달러로 가장 높았고 영국 8달러, 미국 6.49달러, 일본 5.53달러 등 순이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