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합종연횡 가속… 도요타-BMW, 연료전지차 공동 개발 협력
입력 2012-07-01 18:47
글로벌 업체들이 잇달아 손을 맞잡으며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업체 BMW와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연료 전지 자동차와 스포츠카 및 경차 기술 공동 개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협약서에 서명했다.
도요타는 2015년까지 BMW에 연료 전지 기술을 제공하고 2020년까지 연료 전지차를 BMW와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BMW는 고급 차에 적용되는 경량, 초강력 재질인 탄소섬유 기술을 도요타에 제공한다. 노르베르트 라이터호터 BMW 회장은 “이번 제휴를 통해 두 회사가 지속 가능한 미래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2010년에는 르노·닛산 연합과 다임러 그룹이 소형차 공동 개발, 엔진 상호 공급 등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짝짓기가 활발해지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제휴에 나서는 것은 리스크를 줄이면서 미래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같은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경쟁업체를 견제하는 효과도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다.
외국 업체들과 달리 현대기아차는 뚜렷한 제휴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2000년 6월 다임러 그룹이 지분 10.5%를 매입한 후 전략적 제휴관계를 유지했으나 4년 만에 이를 청산한 바 있다. 현대차는 이후 양과 질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며 세계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업계의 흐름이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으로 쏠리면서 제휴가 강화되고 있는데 현대차가 이 분야에서 내세울 만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품질이 과거에 비해 월등히 나아진 건 사실이지만 미래 기술에서 앞장서는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추격자’들이 한국 타도를 외치며 뭉치는 경우도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밀려 세계 가전 시장에서 밀려난 일본 업체들은 옛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이합집산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가전 라이벌 소니와 파나소닉은 지난 25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용 패널을 공동 개발키로 발표했다. 지난 4월에는 소니, 도시바, 히타치가 공동으로 설립한 LCD 제조 합작사 ‘재팬 디스플레이’가 가동됐다. 모두 한국을 의식한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안에 대형 OLED TV를 시판하겠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기술력에서 앞선 만큼 제휴보다는 독자적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