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파도와 싸운다… 인생을 배운다!

입력 2012-07-01 18:21


한계에 도전한다… 바다카야킹

국가대표 카약선수 3명이 형형색색의 카약을 타고 강원도 속초시 영랑호에 마련된 카약 다이빙대에서 낙하한다. 순식간에 시퍼런 수면 아래로 처박힌 카약이 ‘에스키모롤’ 등의 기술로 이내 물위로 솟구쳐 오른다. 카야커들은 능숙한 몸짓으로 중심을 잡더니 노를 좌우로 번갈아 저으며 여유롭게 물줄기를 따라 내려간다.

설악해수욕장에서 카약을 타던 카약 국가대표 이정현(21)씨는 “카약은 자연과 가장 적극적으로 부딪치는 레포츠”라며 “특히 바다카약은 높은 파도와 오랜 시간 맞대결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체력은 물론 뛰어난 정신력이 요구된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는 급류카약에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특히 카약을 타고 폭포를 뛰어내릴 때 느껴지는 스릴과 쾌감은 어떤 레포츠와도 비교할 수 없다면서 급류카약 예찬론을 편다. 카약에 몸을 싣고 거친 급류를 헤치며 계곡을 누비는 카야킹은 가장 모험적인 수상 레포츠다. 강원도 철원의 한탄강, 영월의 동강, 인제 내린천 등이 급류타기에 좋은 코스로 알려져 있다.

요즘은 서핑처럼 바다에서 큰 파도를 타고 미끄러지는 ‘바다 카야킹’도 모험을 즐기는 젊은층에 각광을 받고 있다. 바다에서 타는 항해용 카약은 파도에 잘 견딜 수 있게 설계되어 대양항해도 가능하며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섬이 많은 우리나라는 카약을 타기에 좋은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근 동호인이 급증하고 있는 카약은 원래 에스키모인들이 고안해낸 것으로 물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게 배 위가 덮개로 덮여있고 날렵한 유선형 구조여서 다양한 고난도의 기술구사가 가능하다. 김명석(49) 국가대표 카약감독은 카약의 매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급류카약은 장애물이 많은 곳을 택하기 때문에 탈 때마다 맛이 달라요. 물살의 기운과 높이가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생동감이 넘치지요. 바다카약은 파도와 싸우며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하게 됩니다. 거대한 바다의 파도를 헤치고 나가는 카약위에서 때론 인생을 되짚어 보게 되죠!”

속초=사진·글 강민석 선임기자 minse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