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희망을 본다] ④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
입력 2012-07-01 10:32
종자연 문제 등 이슈 제기 ‘한국교회 싱크탱크’
불교에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하 종자연)이 있다면 기독교에는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가 있다. 물론 연구소는 종자연처럼 시민단체를 가장해 타 종교를 공격하지는 않는다. 한국교회 소속임을 떳떳이 밝히고 공공기관에 기독교 정책을 제시한다.
1996년 서울신대 성결교역사연구소로 출발한 연구소는 2008년 명칭을 바꾸고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문제와 기독교 공공정책 제시 등 한국교회 이슈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연구소장 박명수 서울신대 교수는 “불교단체인 종자연은 그간의 잘못이 컸는지 한국교회의 문제제기에 반박성명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종교 사회에서 이런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교계가 침묵했던 이유는 엘리트들은 대부분 대형교회에 몰리고 연합기관엔 일부 정치꾼들이 활동하는 기형적 구조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박 교수는 “한국 최대 종교인 불교가 이중플레이를 하면서까지 교회를 공격한 것은 기독교의 성장에 따른 위기의식 때문이 아닌가 싶다”면서 “기독교만큼 선교는 못하더라도 정부를 앞세워 선교를 막는 법 정도는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연구소의 1년 예산은 1억2000만원이다. 남군산성결교회 등 40개 교회와 개인후원자가 십시일반 돕는다. 연구는 박창훈 서울신대 교수, 박문수 연구위원, 최현종 전임연구원이 맡는다. 매년 영익기념강좌와 카우만강좌, 정기세미나 등을 통해 한국교회 이슈를 제기하고 있다. ‘현대기독교 연구시리즈’(두란노서원) ‘현대기독교총서’(서울신대 출판부) 등 연구서도 내놓고 있다.
미국 드루대 출신으로 2003년부터 연구에 합류한 박창훈 교수는 “한국교회가 보수와 진보로 분리돼 있지만 적어도 종자연 문제만큼은 공동전선을 펼쳐야 한다”면서 “특히 다종교 상황에서 공공성이라는 원칙 아래 기독교 이슈를 발굴해내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독일 라이프치히대에서 종교사회학을 전공한 최현종 연구원도 “한국 개신교는 당위성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현상을 분석하고 대안을 찾는 데는 무척 약하다”면서 “공정한 종교경쟁을 위해 종교시장 점유율 분석과 법적 대처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명수 교수는 한국교회가 하루빨리 ‘싱크탱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는 마치 전쟁터에서 전략사령부 없이 육탄전만 잘하는 군대 같아요. 다종교 사회 구조에서 교회 혼자 이미지를 갱신하고 공공정책을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앞으로 종자연과 같은 문제에 민첩하게 대처하기 위해선 교회 재정의 1%는 지역교회 연합회에, 1%는 교단에, 1%는 ‘싱크탱크’에 내놔야한다고 생각합니다(ismc.or.kr).”
부천=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