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총수 지분율 첫 1%미만 하락… 장악력은 더 세졌다
입력 2012-07-01 19:44
삼성,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집단 총수들이 적은 지분으로 그룹 계열사 전체를 장악하는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상위 10대 재벌 총수들의 지분율이 처음으로 1% 미만으로 줄어든 반면 기업집단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보여주는 내부지분율은 1993년 관련 통계가 만들어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과 소유지분도(4월 12일 현재 기준)를 분석한 결과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5.7%로 지난해(53.5%)보다 2.2% 포인트 늘었다. 기업집단 소속 전체 계열사의 자본금 중 총수 본인과 친족, 임원, 계열사 등 집단 내부자가 가진 지분 비중을 나타내는 내부지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총수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얘기다.
내부지분율 증가폭은 삼성이 16.6% 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부영(10.0% 포인트), 웅진(7.4% 포인트), 신세계(6.24% 포인트), GS(5.62% 포인트) 등 순이었다.
이처럼 총수의 지배력은 강화됐는데 총수가 기업집단 내에서 가진 지분율은 처음으로 1% 미만(0.94%)으로 낮아졌다. 적은 지분으로도 그룹 계열사 간 복잡한 출자 방식을 통해 그룹 전체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현상이 심화했다는 방증이다.
실제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는 총수가 없는 기업집단보다 2배 이상 복잡했다. 공정위가 이번에 처음 만들어 공개한 63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소유지분도를 보면 총수가 있는 43개 기업집단은 평균 30.4개 계열사를 갖고 있었고 출자 단계는 평균 4.4단계였다. 총수가 없는 집단의 출자가 수직적이고 평균 출자단계가 1.8단계로 단순한 것과 대비된다.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을 거쳐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삼성의 경우 계열사 간 소유 지분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전체 구조를 파악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이 같은 순환출자(환상형 출자) 구조를 지닌 기업은 15개였다. 각 기업집단별 소유지분도는 대규모기업집단 정보포털사이트(http://groupopni.ftc.go.kr)를 통해 공개, 매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총수가 기업집단 전체 계열사의 경영을 좌우하는 구조에서는 총수 일가가 사익을 추구할 가능성 등이 존재한다”면서 “출자·소유 구조 개선에 대한 지속적인 시장압력을 강화하고 내·외부 견제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