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한국 여성과 올림픽… 28년 런던대회 18세 박봉식 첫 등장

입력 2012-07-01 18:14

한국의 여성 스포츠가 국제무대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48년 제14회 런던 올림픽이었다. 당시 7개 종목에 출전한 선수단 67명(선수 50명, 임원 17명) 가운데 이화여중 5학년이었던 18살의 소녀 박봉식이 있었다. 육상 투원반에 출전한 박봉식은 올림픽 개막 석 달 전 국내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런던에선 부담감 때문에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국 여성 가운데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이 소녀는 안타깝게도 6·25 한국전쟁의 와중에 뇌막염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 여자 선수들은 이후에도 올림픽의 문을 꾸준히 두드렸다. 한국전쟁이 채 끝나지 않은 52년 제15회 헬싱키 올림픽에서는 6개 종목에 파견된 선수단(선수 21명, 임원 20명) 41명 가운데 육상 포환 던지기에 출전한 최명숙이 홍일점으로 참가했다. 비록 56년 제16회 멜버른 올림픽에는 여자 선수 및 임원이 1명도 포함되지 않았지만 1970년대 초반까지 10명 안팎의 여자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했다.

76년 제21회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여자 배구가 동메달을 딴 것은 한국 올림픽 사상 구기종목 첫 메달이자 여자가 따낸 첫 번째 올림픽 메달이다. 그리고 84년 LA 올림픽 여자 양궁에서 서향순이 첫 금메달을 따낸 이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한국이 역대 하계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 68개 가운데 여자 선수의 몫은 25개, 배드민턴 혼합 복식 2개를 포함하면 27개가 된다.

특히 양궁은 한국 여자 선수들의 저력이 두드러진 분야다. 단체전은 베이징 올림픽까지 6연패를 달성했고, 개인은 아테네 올림픽까지 6회 연속 금메달을 가져왔다. 그리고 ‘신궁’ 김수녕은 88년 서울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로 한국 스포츠 역사상 사상 첫 2관왕을 달성했다. 김수녕은 이후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추가하며 하계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과 메달을 획득한 선수로 기록됐다.

그동안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의 남녀 선수의 비율을 볼 때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올려 국위선양의 기수가 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1970년대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사무총장과 세계역도연맹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오스카 스테이트는 한국 스포츠에 대해 “여자가 남자보다 잘 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