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정무, 김종인-정책… 박근혜 캠프 ‘양 날개’로 난다
입력 2012-06-28 19:10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경선 캠프에 ‘경제민주화’를 처음 입안한 김종인 전 당 비대위원이 합류키로 했다. 이에 따라 박 전 위원장 캠프는 홍사덕 전 의원과 김 전 위원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정무와 정책 분야를 분담하는 ‘쌍두마차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친박계 핵심 인사는 28일 “박 전 위원장이 김 전 위원에게 경제민주화를 비롯해 정책 총괄을 맡아 도와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김 전 위원도 수용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얘기할 때는 아니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 여러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이 경선을 앞두고 합류할지 본격적인 본선 무대에 나설지를 놓고 그동안 친박 진영에서 의견이 분분했으나 경선 캠프 출범과 동시에 합류키로 결정이 난 것이다. 야권 대선주자들이 경선에 매달려 치고받을 동안 정책 행보를 펼침으로써 굵직한 이슈를 선점하고 준비된 주자임을 각인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김 전 위원은 최근 캠프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박 전 위원장이 주재한 회의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의 합류는 박 전 위원장이 향후 선거 캠페인에서 ‘민생 정책’에 주력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전 위원은 1987년 개헌 당시 헌법 제119조 ‘경제민주화’ 조항을 입안했고, 지난 1월 새누리당 정강정책 개정 당시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경제민주화 실현’을 포함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홍 전 의원은 “경제민주화는 야권의 이슈라 할 수 있지만 김 전 위원이 우리 쪽에 있게 되면 아무래도 쉽게 뺏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진보적 성향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김 전 위원의 합류는 논란이 됐던 박 전 위원장과 친박계의 폐쇄적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 핵심 의원은 “박 전 위원장 주변에 있던 인사들이 생각하는 경제민주화와 김 전 위원의 생각과는 온도차가 크다”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박 전 위원장의 캠프가 개방적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김 전 위원이 합류하면서 그와 가까운 정두언 의원 등 비박계 인사들의 캠프 합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