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가맹점 수수료 변화는?… 카드업계 초조한 시선
입력 2012-06-28 21:52
해묵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문제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예고 없이 중소형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꺼내들면서 카드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관건은 영업이익으로 직결되는 대형 가맹점이다. 카드업계의 관심은 오직 다음달 초 발표될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에만 쏠려 있다. 금융당국과 대형 가맹점의 눈치를 모두 봐야 하는 카드업계는 당국이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인상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피력해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8일 “일부 대형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인상케 해 가맹점끼리의 수수료율 격차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재 연매출 2억원 미만인 중소형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1.8%, 대형 가맹점은 1.6% 수준이다. 일반 가맹점을 포함한 평균치는 1.93%다. 이 관계자는 “일부 대형마트는 1.0% 미만의 수수료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중소형 가맹점에서 영업손실을 입게 됐지만 큰 충격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매출 비중이 월등히 높은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올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해 1월 대형 가맹점 1000곳(0.06%)에서 이용된 신용카드 금액은 17조3000억원으로 전체 이용금액의 50.5%를 차지했다. 연매출 2억원 초과 일반 가맹점을 제외한 중소형 가맹점 111만여곳(66.4%)에서는 4조9000억원(14.3%)이 취급됐다.
카드업계는 초조하다. 금융당국이 중소형 가맹점만큼 대형 가맹점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어서다. 김 위원장이 예고 없이 중소형 가맹점의 수수료율만 이야기한 것도 갖가지 관측을 낳는다. A카드사 관계자는 “중소형 가맹점 수수료를 내리는 것은 쉬워도, 카드사와 대형 가맹점의 특수한 ‘갑을관계’상 대형 가맹점 수수료는 높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B카드사 관계자는 “중소형 가맹점 인하 방안을 밝혔다면 대형 가맹점 인상 방안도 강하게 말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신용카드 수수료율 문제가 원활히 해결되기 위해서는 상생 차원에서 대형 가맹점들이 부담을 져야 한다고 본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형 가맹점과 중소형 가맹점의 수수료 차이는 비용이 아니라 협상력의 차이였다”며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쉽지 않겠지만 대형 가맹점이 양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