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영위 난타전… 구당권파 ‘강기갑 퇴출’ 안간힘

입력 2012-06-28 21:59


통합진보당은 28일 온라인 투표 오류 사태를 재투표로 해결키로 했다.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이날 사퇴했지만 구당권파는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도 물러나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구당권파 “이번 기회에 강기갑도 끌어내리자”=전국운영위는 수차례 정회를 거듭한 마라톤회의 끝에 전날 혁신비대위가 제안한 ‘재투표안’을 가결했다. 당규에 따르면 재투표는 투표 중단 시점인 27일부터 7일 안에 개시해야 한다. 하지만 투표 오류 원인 규명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당 선관위 결정에 맡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재투표 개시 시점은 당초 혁신비대위가 제안한 다음달 2일보다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전국운영위는 또 윤상화 중앙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의결했다. 신임 중앙선관위원장에는 이상희 노원구 공동위원장이 임명됐다. 구당권파는 회의 전부터 ‘투표 중단사태 책임져라’ ‘강기갑 비대위원장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강 위원장은 “투표 중단사태에 국민과 당원동지에게 사죄드린다”며 큰절을 했다.

전국운영위에서는 온라인 시스템 오류 원인 등을 두고 신·구당권파가 지루한 공방을 벌였다. 신당권파 측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오류”라고 밝혔지만 구당권파 측은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라고 주장하며 혁신비대위원 전원 사퇴를 요구했다. 구당권파 김선동, 김미희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비상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강병기 당 대표 후보와 가까운 민병렬 혁신비대위 공동집행위원장도 사퇴해 비대위를 압박했다.

반면 혁신비대위 측은 “구당권파는 2차 진상조사특위에 따라 정치적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며 “몰염치한 구당권파의 행태에 대한 강병기 당 대표 후보의 답변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끝 안 보이는 당내 갈등, 집단 탈당으로 이어지나=신·구당권파가 재투표에 합의했지만 양측의 극한 대립이 수습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부정 경선과 온라인 투표 오류 문제로 신·구당권파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구당권파가 다시 당권을 잡을 경우 당원들이 집단 탈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천호선 최고위원 후보는 SBS 라디오에 나와 “혁신을 바라는 당원들이 이번 선거에 실패하면 당의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다. 그런 분들의 개별적인 탈당을 말리고 나설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신당권파가 당권을 잡더라도 구당권파를 제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버티기’에 들어간 이석기, 김재연 의원을 제명할 경우 구당권파의 반발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양측의 갈등이 분당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적다. 당 관계자는 “신당권파가 이·김 의원을 제명하더라도 구당권파가 당을 쪼개는 무리수는 두지 못할 것”이라며 “그간 누려온 기득권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당에 남아 반격의 기회를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