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리아 과도정부안’ 반대… “아사드 대통령 퇴진 부적절, 거국정부 구성 지지안해” 입장 번복
입력 2012-06-28 21:53
러시아 정부가 코피 아난 유엔 시리아 특사의 시리아 과도정부구성안을 러시아가 지지했다는 주장에 대해 공식 부인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권력 포기를 찬성하지 않을 것이며 과도정부 구성에 대해서 동의했다는 주장도 부적절하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우리는 외부의 간섭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외부세력들은 시리아인들에게 명령하지 말고 폭력사태를 멈추기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난 특사가 30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시리아 대책회의에 앞서 참가자들에게 전달한 ‘시리아 주도 권력이양의 지침과 원리’라는 제안서에는 아사드 정권 인사와 반정부 인사가 모두 참여하는 거국정부를 구성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유엔 소식통은 전날 러시아가 아난 특사의 계획을 수용했으며 대책회의에서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를 지원하던 러시아가 입장을 선회하자 시리아 사태가 마침내 해결되는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전망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아난 특사의 제안서에 아사드의 퇴진이 명시돼 있지 않은 데다 러시아 정부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시리아 대책회의도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커졌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아난의 제안서가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고 알자지라방송이 전했다.
시리아 대책회의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을 비롯해 터키,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와 유럽연합(EU)의 외무장관들이 참석한다. 시리아의 맹방인 이란과 반군을 지원해 온 사우디아라비아는 각각 미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명단에서 빠졌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