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나는 가수다2’ 초라한 시청률… 왜?
입력 2012-06-28 18:05
“신들의 축제는 맞는데 산만하고 진부해” 젊은층 등 돌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야박하게 들리겠지만 MBC ‘일밤-나는 가수다2(나가수2)’를 설명하는 데 이보다 더 들어맞는 속담은 없을 듯 하다.
지난 4월, 첫 방송을 앞두고 공개된 ‘나가수2’ 라인업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전작에서 큰 관심을 모은 김건모 김연우 등을 비롯해 이은미 박상민 등 실력파 중견가수들이 포진됐고 출연 가수 숫자는 기존 7명에서 12명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달 5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MBC 일산드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영희 PD는 “‘나가수1’이 신들의 전쟁이었다면 ‘나가수2’는 신들의 축제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지난 24일까지 총 9회 방송된 ‘나가수2’ 성적표는 처참하기만 하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나가수1’과 비교했을 때 스포일러 유출 등 각종 구설로 곤욕을 치르는 일은 줄었지만 시청률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제작방식 역시 방송 초기 생방송으로 내보내다 진행이 산만하다는 여론이 빗발치자 경연만 따로 떼어내 사전녹화를 실시하는 등 좌충우돌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방송계와 가요계, 공연시장을 뒤흔든 ‘나가수’는 어쩌다 이렇게 추락해버린 것일까.
28일 시청률 조사기관인 TNmS에 따르면 9주 동안 방송된 ‘나가수2’의 평균 시청률은 6.5%다. 1, 2회 방송에서 각각 8.4%, 9.7% 기록하며 명예회복에 시동이 걸리는 듯 했지만 이후 방송분 대부분은 5%대를 못 벗어나고 있다.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되는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2’가 매주 10% 중후반대 시청률을 올리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특히 ‘나가수2’의 경우 10대, 20대의 시청률이 형편없는 수준이다. TNmS가 ‘나가수2’의 성별·연령대별 평균 시청률을 분석한 내용을 보면 남자 10대 시청률은 1.2%, 여자 10대 시청률은 1.7%다. 20대는 남녀 각각 2.3%, 2.5%에 그치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교석씨는 “젊은층에게 ‘나가수2’는 KBS 1TV ‘열린음악회’와 별반 다를 게 없다”며 “1990년대 인기를 끈 가수들이 대부분인데, 젊은층 입장에서는 관심 없던 가수들이 노래를 잘한다 한들 눈길이 갈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른바 ‘나가수’ 파급효과도 미미하다. 지난해 ‘나가수1’이 방송된 다음날이면 ‘나가수’ 경연곡들이 음원 차트를 점령했지만 지금은 이렇다 할 반응이 없다. ‘나가수1’은 임재범 박정현 김범수 등 음지에 묻혀 있던 실력파 가수들을 스타로 만든 데 반해 ‘나가수2’에선 록밴드 국카스텐 정도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을 뿐 다른 가수들을 향한 시청자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태규씨는 “방송 초기에 느껴지던 신선함이 사라져버린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출연가수들의 존재감, 무대의 흡입력도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결국 ‘나가수2’는 어떤 뮤지션을 섭외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정말 보고 싶지만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존재감이 있는 가수를 섭외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주목 받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