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번호 치니 ‘개인신상 주르르’… 인권위 직접 시연

입력 2012-06-27 19:08

국가인권위는 27일 오전 서울 태평로1가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아셈 인권 세미나 사전회의에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로 얼마나 쉽게 개인정보가 유출되는지 직접 보여주는 시연회를 가졌다. 시연에 나선 인권위 박성훈 정보인권담당자는 먼저 한 해외 검색 사이트를 띄웠다. 이후 검색창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나타내는 특정 영어 키워드를 입력하자 알 수 없는 사이트들이 수없이 떴다. 그중 하나를 골라 클릭하자 국내 모 커뮤니티 홈페이지가 열리며 특정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주르르 떠올랐다. 어림잡아도 100개 이상의 정보가 컴퓨터 모니터를 채웠다.

이른바 신상털기 사례도 소개됐다. 신상털기에는 각 포털 사이트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를 연결해주는 ‘코글(cogle)’이라는 사이트가 주로 사용된다. 인권위가 사전에 동의를 구한 A씨의 이름을 코글 검색창에 입력하자 곧바로 관련 포털 사이트가 떴다. 이를 통해 A씨 페이스북 활동을 비롯한 인터넷 쇼핑 구매 현황, 뉴스 댓글, 블로그 작성 내역이 그대로 노출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인식별번호를 부여하는 국가는 여럿 있지만 우리처럼 행정기관과 민간 영역에서 두루 사용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주민등록번호 시스템을 폐기 또는 재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