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산층 자녀 ‘중국어 열공’ 부모 적극 권장

입력 2012-06-27 18:58

미국 중산층 가정의 아이들 사이에 중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부모들이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예 가족이 모두 중국으로 1∼2년 동안 어학연수를 가거나 인터넷 통화 서비스를 통해 중국인들과 대화를 가지면서 중국어 배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이 모두가 점점 막강해져가는 중국의 힘 때문이다. 13억 인구와 자유스럽게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미국민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마이클 로머(57). 그는 변호사를 시작한 이래 1년이라는 긴 기간 일을 쉬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2010년 큰 결단을 내렸다. 아내 그리고 두 아이와 함께 중국으로 1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로머는 “중국어를 하는 것은 이제 매우 중요하다”면서 “아이들에게 뭔가 도전해서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고, 아이들의 두뇌 발달에도 아주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짐 로저스(69)는 뉴욕의 집을 아예 팔고 아이를 위해 영어와 중국어가 통용되는 싱가포르로 옮겼다. 구직회사 간부였던 그는 자신의 두 아이가 자연스럽게 중국어를 배우게끔 해주기 위해 떠났다. “이제 중국의 시대다. 그런 시대를 아이들에게 준비해주는 것”이 싱가포르 정착의 이유다.

중국어 배우기 열풍은 1980년대 일본이 아주 잘나갈 때 일본어 배우기 열풍과 비슷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WSJ에 따르면 이번에는 단지 방과후 배우기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을 위해 개인교사를 고용하고, 베이징의 원어민 교사와 인터넷 화상통신 서비스를 연결해주며, 중국어가 유창한 보모를 곁에 둔다. 대학에서는 중국어를 하는 룸메이트가 아주 인기다.

중국어를 한다는 것은 취업에도 아주 좋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구직회사 콘·페리 인터내셔널의 마이클 디스테파노 부회장은 “중국어를 할 수 있는 구직자는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신의 아들도 중국어를 배우고 있고, 학업이 끝난 뒤 아시아에서 일자리를 구하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중국어는 이제 미래를 바라보는 미국의 아이들이 꼭 배워야 할 언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