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새벽 ‘矛盾’이 깨진다… 독일-이탈리아 유로 4강전

입력 2012-06-27 19:01

독일과 이탈리아의 ‘유로 2012’ 준결승을 ‘축구의 이종격투기’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만큼 양 팀은 스타일이 다르다. 독일은 거침없이 아우토반을 질주하는 전차다. 이탈리아는 무엇이든 막아 버리는 바리케이드다. 충돌을 피할 순 없다. 29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폴란드 내셔널 스타디움 바르샤바에서 과연 누가 살아남을까?

◇전차의 화력을 보여 주마=독일이 이번 대회 8강전까지 작렬시킨 골은 총 9골. 출전국 중 최다 득점이다. 실점은 4골.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순식간에 허물어 버린 게 대량 득점 비결이다. 팬들의 관심은 공격진에 쏠려 있다.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은 “그리스와의 8강전은 잘 치렀지만 이탈리아 전에는 다른 전술이 필요하다”며 공격진에 변화를 줄 뜻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베테랑 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라치오) 대신 루카스 포돌스키(아스날)와 마리오 고메즈(바이에른 뮌헨)가 선발 출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둘은 조별 예선에서 3전 전승을 이끌었고, 5골 중 4골을 합작했다. 독일의 숙제는 이탈리아의 볼 점유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 숙제는 중원에서 마르코 로이스(도르트문트)가 풀어야 한다.

◇바리케이드를 얕보지 말라=이탈리아는 독일에게 묻는다. ‘2006년 독일 월드컵 4강전의 치욕을 기억하느냐?’고. 당시 이탈리아는 연장전 끝에 독일을 2대 0으로 누르고 결승에 올라 우승했다.

이탈리아의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유벤투스)는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우리를 두려워한다. 그들은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대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피를로는 독일 전에서도 다니엘레 데 로시(AS 로마),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유벤투스)와 함께 볼 소유를 극대화하는 ‘점유율 축구’를 지휘할 것임에 틀림없다. 피를로를 중심으로 한 허리 라인이 독일 중원을 효과적으로 공략한다면 이탈리아는 경기를 쉽게 풀어 나갈 수 있다. 이탈리아는 최근 독일과 7차례 맞대결을 벌여 3승 4무를 기록,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상대전적에서도 14승9무7패로 우위에 있다. 이게 피를로를 비롯한 이탈리아 선수들이 큰소리치는 이유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