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美·러 “시리아 해결책 찾자”

입력 2012-06-28 00:35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이번에는 과연 물러날 것인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이 29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만나 시리아 문제를 논의한다고 AFP 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코피 아난 유엔 아랍평화대사는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러 두 장관과 중국 프랑스 영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멤버가 참여하는 시리아 대책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에는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도 초청됐으나 러시아가 요구한 이란의 참석은 미국이 반대했다.

릐내전 확산일로=시리아는 내전 상태다.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는 27일 아사드 정권을 옹호해온 민영 이크바리야TV 방송국 건물에서 폭탄이 터져 지붕이 무너지고 직원 7명이 숨졌다. 전날에는 다마스쿠스 인근 공화국수비대 초소에서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격렬한 교전이 벌어져 민간인 68명을 포함, 116명이 사망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수도에서 이처럼 가까운 곳에서 야포가 사용된 것은 처음”이라고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전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전쟁 상황에 처했다”며 “우리의 모든 힘을 쏟아 전쟁에 승리해야 한다”고 내각에 말했다.

이번의 위기는 아사드 정권이 자초한 면이 크다. 지난 22일 시리아는 터키 전투기를 격추시켰다. 터키 정부는 즉각 “공해상에 있던 전투기를 공격했다”고 격분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시리아 문제에 개입할 빌미를 준 것이다.

시리아에서는 지난해 3월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재스민 혁명 영향이 컸다. 15개월간 1만5000여명이 사망했다. 시리아 제3의 도시인 홈스 일대는 반군세력이 사실상 점령했다. 기관총과 대전차포로 무장한 ‘자유시리아군’은 지난 20일 다마스쿠스로 진격, 정부군과 격전을 벌였다. 터키와 시리아 국경에는 난민과 망명 군인이 몰려왔다.

이런 혼란 와중에 전투기 격추 사건이 벌어졌다. 터키는 사건 직후 시리아를 비난하고 국경 지역에 전차 15대를 전진 배치했지만 “(선제)공격할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릐미·러 입장차 커=클린턴 장관은 한때 유엔대책회의 불참 의사를 밝혔으나 27일 헬싱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코피 아난 대사가 시리아의 정치적 전환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로드맵에 동의하면 새로운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중국은 과거 두 차례나 시리아 정권 교체에 반대한 바 있다.

이번에도 라브로프 장관은 “외부 세력이 할 수 있는 일은 당사자들을 대화 테이블에 앉히는 것뿐”이라고 미리 선을 그었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부터 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 정권과 동맹관계였다. 시리아에는 지금도 러시아의 해군기지가 있다. AFP는 러시아가 곧 Mi-25 공격형 헬기 3대와 방공 시스템을 시리아에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시리아와 5억 달러(약 5800억원)어치의 무기 수출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