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여성상 대상 수상 ‘정신대 대책협’ 윤미향 대표 “위안부 할머니들께 상을 바칩니다”

입력 2012-06-27 19:18


“과거의 아픔을 후벼 파는 일인데도 기꺼이 앞에 나선 할머니들에게 수상의 영예를 돌립니다. 이번 수상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가시적인 성과가 생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제9회 서울시 여성상 대상자로 선정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의 윤미향(48·사진) 대표는 27일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 상은 서울시가 매년 양성평등 실현, 여성 사회참여 확대, 여성인권 및 안전 강화 등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한다. 정대협은 1990년부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문제해결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공로가 인정됐다.

윤 대표는 이날 낮 12시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028차 정기 수요시위’ 자리에 있었다. 시위에는 1941년 열다섯 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고초를 겪은 김복동(86) 할머니가 참석해 100여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자리를 지켰다.

윤 대표는 “위안부 문제가 국제적으로 알려지고 이렇게 수상까지 한 데에는 할머니들의 노력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1000차 수요시위 이후 시위 현장을 찾는 시민이 많이 늘었고 위안부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도 거의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일본 도쿄에서 26일 개막한 위안부 사진전에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위협하는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분노하지만 감정적인 대립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면서 “국제적 연대와 법을 통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전날 한·일 군사비밀보호협정(GSOMIA)을 맺기 위한 안건이 우리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것과 관련, “위안부, 강제징용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 같은데 정부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벌였다”며 “전범국가와 군사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실리보다 위험이 더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제9회 서울시 여성상 최우수상은 김연순 여성민우회 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유옥순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시민단체인 ‘결혼이민자여성평등찾기’에 돌아갔다. 우수상은 박옥련 실로암시각장애인 근로사업장 사무국장, 남숙자 시립영보자애원장, ㈜온라인투어, 한미글로벌㈜, 서울여성·학교폭력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가 차지했다. 시상식은 다음 달 1일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리는 여성주간 개막행사에서 진행된다.

글·사진=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