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文 ‘작심 화법’… 관훈토론회 거침없는 발언
입력 2012-06-27 19:24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변했다. 지난 17일 대선출마 선언 이후 처음 토론회에 참석한 그는 점잖고 내성적이던 이미지를 벗어던진 채 확실한 권력의지가 담긴 발언들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당내 경선 경쟁자들을 향해 쓴소리와 함께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27일 선보인 ‘작심 화법’은 대권 경쟁에 대한 자신감을 당 안팎에 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 고문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안 원장과의 단일화 경선 시 승패 전망을 묻자 “좋은 경쟁이 될 것으로 본다”며 “당내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는 큰 강점 때문에 질 수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 원장의 약점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훌륭한 분”이란 말을 두 차례나 하며 후하게 평하면서도 “국정에 관한 경험이 없고 정당 지지기반이 없다는 게 큰 약점”이라고 했다.
문 고문은 박 전 위원장에 대해선 “청와대에서 공주처럼 살았고, 독재 권력의 핵심에 있었으며 역사 인식은 퇴행적”이라고 비판했다. 또 “제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는 순간 (박 전 위원장 지지율을) 압도하게 될 것이라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필패론’을 제기한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을 겨냥해 “영남, 호남 후보는 안 된다는 식으로 선을 긋는 건 맞지 않다”고 반박했고, 김두관 경남지사에 대해선 “가장 껄끄러운 경쟁상대가 될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지역(부산·경남)과 지지기반(친노)이 겹치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문 고문은 또 ‘대통령 비서실장’ ‘친노’ 이미지의 한계점을 지적하는 질문이 나오자 “비서실장을 하면서 겪었던 국정 경험이야말로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어느 후보도 겪어보지 못했던 저만의 강점”이라며 “친노 딱지를 떼고 싶진 않지만 이 같은 프레임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종북 논란에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종북세력이 있다면 정치권에서 배제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는 말로 구설에 오른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해선 “대중 정치인으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종북주의자인지 여부는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야권연대는 (통합진보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남북 문제와 관련해서는 3대 세습 반대, 북한 인권 개선 필요, 북핵 반대를 강조하며 남북정상회담 정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