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에 멍드는 캠퍼스… 가해자 63%가 과 동기·선후배
입력 2012-06-27 19:08
여대생 10명 중 3명가량은 학내에서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7일 공개한 ‘성평등 실천 국민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전국 대학생 5555명을 대상으로 학내 성희롱 경험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1483명(26.7%)이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학내 성희롱 가해자는 ‘학과 동기 및 선후배’인 경우가 전체 피해 응답자의 62.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동아리 동기 및 선후배’(21.5%), ‘대학원 선배’(4.3%), ‘교수’(2.3%) 순으로 성희롱 가해자가 많았다.
대학 내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성희롱 종류는 ‘가벼운 신체 접촉’으로 어깨를 두드리거나 손을 만지는 등의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는 학생(19.6%)이 가장 많았다. 또 ‘섹시하다’는 등의 농담으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응답한 학생이 15.6%로 뒤를 이었다. 이어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13.9%), 음담패설 등 ‘짙은 성적 농담’(8.8%) 등의 순이었다.
성희롱을 당했을 때 가해자에게 거부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피해 학생 비율은 54.9%에 그쳤고, 27.5%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대응하지 못하다 주위의 도움을 받아 나중에 문제를 제기한 학생은 7.0%로 나타났다.
연구를 맡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안상수 책임연구원은 “대학 내 성희롱은 피해 학생을 학문을 같이하는 동료가 아닌 성적인 대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발생한다”며 “학교 당국도 이미지 실추를 두려워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