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발발 16일 전 “北 해안포 발사 준비 감청… 상부에 보고했지만 묵살”
입력 2012-06-27 19:16
제2연평해전이 발발하기 16일 전인 2002년 6월 13일 북한 해군 8전대사령부가 북한 경비정 등산곶 684정에 ‘해안포 발포 준비 중이니 방심 말라’는 취지의 지침을 하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감청부대 5679부대장이었던 한철용 예비역 육군 소장은 2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의 재조명’ 세미나에서 “6월 13일 북한 해군 8전대사령부와 북한 경비정 간 교신 내용에서 중요한 도발 정보를 감청해 보고했지만 (우리 측 대비태세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전 소장은 “14자로 구성된 감청 내용(SI)에는 우리 고속정을 목표로 ‘발포’한다는 결정적인 부분이 있었고 사용할 무기까지 언급됐다”고 밝혔다. 언급된 무기에 대해선 “구체적 내용은 보안사항이라 말할 수 없다”면서도 “1967년 1월 우리 어선을 보호하기 위해 출동했던 해군 당포함이 북한 해안포 공격에 침몰된 적이 있다”며 북한 8전대사령부가 지칭한 무기도 해안포였음을 시사했다.
한 전 소장은 6월 13일에 이어 제2연평해전 이틀 전인 27일 다시 8전대사령부와 등산곶 684정의 교신 내용이 포착됐으며 당시 ‘발포’라는 언급이 세 차례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처럼 북한의 도발 의지를 보여주는 정보들이 있었음에도 국방부가 묵살해 결국 해군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