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연평해전 10주년] 참수리 357정 부정장 이희완 소령 “10년간 패전이라는 편견과 싸워”

입력 2012-06-27 19:10

“벌써 10년이 흘렀다는 게 실감나지 않습니다. 아직도 사투를 벌이던 동료들 모습이 선연히 떠오르는데….”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의 급습을 받은 참수리 357정의 부정장이었던 이희완(37) 소령에게 지난 10년은 편견과의 싸움이었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진 싸움이 아닌데 끊임없이 ‘너희가 졌어’라는 비난이 도처에서 들리는 듯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장병 안보교육이나 시민들에게 안보강연을 할 때면 “제2연평해전은 비겁하게 기습해온 북한 고속정에 나와 동료들이 처절하게 대응한, 정말 열심히 싸운 전투였다”고 말한다. 패한 싸움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당시 대위였던 이 소령은 북한 경비정 등산곶 684정의 급습에 목숨을 잃은 고(故) 윤영하 정장 대신 25분간 치열한 교전을 지휘했다. 관통상으로 오른쪽 다리를 잃어 평생 의족에 의지해 생활해야 한다. 함상 임무를 수행할 수 없어 경남 진해 해군교육사령부 기술행정학교에서 교육운영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소령은 “제2연평해전은 북한이 치밀한 계획 아래 일으킨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북한 경비정은 전날부터 교전 당일과 동일한 노선으로 움직였다. 기습을 위한 리허설을 한 셈이다. 해상에 고속정 두 척이 있었는데도 참수리 357정만 공격했고 함포와 함교, 조종실 통신실 엔진실 등 함정의 주요 부분을 집중 타격했다. 이런 행동이 어떻게 우발적이냐는 것이다. 그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 계속 이어지는데도 여전히 북한을 미화하는 사람들이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