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연평해전 10주년] 故 서후원 상사 아버지 서영석씨 “해군, 한결같이 따뜻한 관심 고맙다”

입력 2012-06-27 19:09

“10년 세월이 흘렀다고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옅어지겠습니까. 지금도 가슴에 퍼렇게 멍든 아픔은 여전합니다.”

제2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357정 기관총 사수였던 서후원 상사의 아버지 서영석(59)씨는 2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10년간 ‘이중생활’을 했노라고 토로했다. 겉으로는 아들을 잃은 아픔에도 의연한 사람처럼 생활했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분노와 아픔이 교차하는 소용돌이를 겪어야 했다. 아들이 보고 싶을 때면 경남 의성군 곡산면 자택 뒤 과수원에 올라가 이름을 불렀다. 남들이 알까 두려워 밤이 깊어지길 기다려 아들과 함께 키웠던 사과나무를 부여안고 통곡도 했다.

서씨는 다른 유족들도 같은 심정일 거라고 말했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아들이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억울함을 가슴에 안고 살아왔다는 것이다. 아들 죽음에 대한 국가의 보상은 36개월치 월급에 불과할 만큼 야박했고 후원이를 기억해주는 이들도 많지 않았다. 그는 제2연평해전이 오래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들 유품을 집에 남겨두지 않고 참수리 357정이 소속됐던 경기도 평택 2함대와 서울 용산 전쟁박물관에 기증했다.

서씨는 “해군에는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난 10년 동안 한결같이 유족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특히 새로 건조된 유도탄고속함에 전사한 참수리 357정 승조원 이름을 붙여준 게 고마웠다. 그는 “후원이가 다시 살아난 것 같아 든든했다”며 “육신은 갔지만 고속함으로 오래오래 남아있을 것 같아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