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LG배 우승컵의 향방
입력 2012-06-27 18:14
올해로 17회를 맞는 LG배 세계기왕전 본선 32강전이 지난 17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렸다. 지난 4월 진행된 통합예선전에서 한국은 단 4명만이 본선에 합류했고, 일본은 전원 탈락, 중국은 12명의 선수가 올라와 여전히 중국의 황사바람이 강했다.
한국은 예선을 뚫고 올라온 이영구 9단, 박승화 5단, 최기훈 4단, 나현 2단을 비롯해 전기 준우승자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박정환 9단, 강동윤 9단, 최철한 9단, 원성진 9단 등 모두 10명의 선수가 출격했다. 중국은 전기대회 우승자 장웨이지에 9단을 필두로 구리 9단, 리캉 6단, 스위에 5단, 렌샤오 4단 등 17명, 예선에서 전원 탈락한 일본은 시드 배정자 장쉬 9단, 요다 노리모토 9단, 유키 사토시 9단, 사카이 히데유키 8단 등 4명, 그리고 대만은 샤오정하오 7단 1명이 합류했다.
LG배는 지난 12회 때 이세돌의 우승 이후 4년 연속 중국이 우승을 차지했다. 10회와 15회에는 중국 선수들끼리 서울 한복판에서 결승전을 치르는 수모까지 당해야 했다. 16회에선 이창호가 장웨이지에에게 2대 0으로 무릎을 꿇어 LG배 사상 최연소(만 20세 4개월) 우승 기록을 세워주며 한을 쌓아갔다.
역시 이번 대회는 한·중 대결로 압축됐다. 18일 시작된 32강전에서는 한국의 출발이 좋았다. 10명의 선수 가운데 박승화만 중국의 구리에게 패하고 9명의 선수가 16강에 올랐다. 그동안 암울했던 세계대회의 흐름이 한국에 넘어오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하루를 쉬고 20일 펼쳐진 16강전에서는 예상외의 결과가 속출했다. 한국은 9명의 선수 가운데 8강전에 5명의 선수가 올라 나쁘지 않은 흐름이었지만 한국 랭킹 1, 2위인 박정환, 이세돌 그리고 이창호가 탈락해 충격을 안겨주었다. 또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중국의 구리, 장웨이지에 등 우승 경험이 있던 선수들이 모두 탈락해 우승컵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8강에는 한국의 차세대 주자 나현이 전기 우승자 장웨이지에를 꺾고 올라왔고 최철한, 강동윤은 각각 반집승을 거뒀다. 삼성화재배 우승자 원성진은 최기훈을, 이영구는 유일한 대만 기사 샤오정하오를 꺾고 올라왔다. 중국은 스위에, 리캉, 렌샤오 등 3명이 합류했다. 그동안 LG배는 어떤 기사에게도 2연패를 허락하지 않으며 다양한 스타들을 배출했다. 그리고 한국 7회, 중국 6회, 일본 2회, 대만 1회 등 다양한 국가들이 우승을 차지했었다.
만약 이번에도 중국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중국은 5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LG배 8강전은 11월 5일, 4강전은 11월 7일 진행된다. 우승 상금 2억5000만원인 LG배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볼 기사가 누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