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5급 경호관이 1급 비서관에게 막말… 李 대통령 남미 순방 수행중 정권말 기강해이 지적
입력 2012-06-26 22:11
청와대가 이명박 대통령의 남미 순방을 수행 중인 청와대 비서관에게 경호처 직원이 막말을 한 사건과 관련해 26일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청와대 경호처 소속 정모 경호관이 2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 공항에서 전용기 탑승을 위해 기자단을 인솔하고 온 이종현 춘추관장에게 “일부러 늦게 도착한 것 아니냐”고 추궁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 정 경호관은 직급상 5급 계장이며 춘추관장은 차관보급인 1급이기 때문에 정권 말 기강해이로 인한 하극상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기자단과 청와대 경호처는 이 대통령과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늦어지면서 당초 약속했던 시간보다 30분 늦춰 출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정 경호관은 이 관장을 상대로 “기자들이 비행기 안에서 기다리기 싫어 일부러 늦게 떠난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이 관장은 “그런 식으로 말을 하는 게 적절한가”라고 따졌고, 정 경호관은 “당신의 직급과 이름이 뭐냐”고 되물었다. 청와대 직원들까지 나서 “비서관의 얼굴도 모르느냐”고 말하자 정 경호관은 “비서관의 숫자가 많은데 일일이 얼굴까지 다 기억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번 일로 경호처 직원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관의 신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경호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보고타(콜롬비아)=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