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릴열도 인근서 日선박 나포

입력 2012-06-26 22:08

러시아 국경수비대가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인근에서 일본 선박을 나포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과 일본 NHK 방송이 26일 일본 외무성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경수비대 소속 순시선이 이날 오전 1시(한국시각) 쿠릴열도 가운데 하나인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 서북쪽 해상에서 일본 선박을 발견하고 정선 명령을 내렸다. 문제의 선박이 이에 응하지 않고 일본 쪽으로 빠르게 도주하자 러 순시선이 추격해 붙잡았다.

NHK는 이 선박에 일본인 2명과 러시아인 2명이 타고 있었고, 말린 해삼과 갓 잡은 해삼이 실려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인 2명은 쿠나시르섬의 유즈노쿠릴스크로 연행됐고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일본 측에 통보했다.

전날 일본 정부는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쿠릴열도 방문 계획을 공개 비난한 바 있어 미묘한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다음달 초 쿠릴열도 중 하나인 이투룹(일본명 에토로후)을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 고위 관리의 방문 계획은 일본의 입장과 배치되며 불쾌한 일이라고 논평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쿠릴열도는 러시아의 분리될 수 없는 영토”라며 “외국이 러시아 지도부의 국가 영토 방문 계획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