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유치” 정신못차린 스페인… “구제금융 처지에…” 거센 비판여론
입력 2012-06-27 00:12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가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 계획을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25일(현지시간) 1000억 유로(145조50억원)의 은행권 구제금융을 공식 신청했다. 빚더미 위에서 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날 키프로스까지 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5번째 유로존 구제금융 신청 국가다. 시장의 눈은 28~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쏠리고 있다.
◇올림픽 유치가 경제위기 타개책?=마드리드시가 3번째로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하면서 스페인 국민 사이에 대규모 스포츠행사 개최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유치위원회는 올림픽 유치가 장기적인 투자라고 홍보하고 있다. 유치위는 “마드리드는 공항이나 호텔 같은 사회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면서 “올림픽 개최로 30만~35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제금융 와중에 올림픽 유치는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유명 블로거인 디에고 카사도는 “은행들은 구제금융을 받는데 정치인들은 광기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아주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마드리드시의 부채 규모는 지난해 60억 유로를 넘어섰다. 스페인 정부는 올해 공공부문에서 450억 유로를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확산되는 위기, 유로존 해결책 나올까=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연이어 악재들이 쏟아지고 있다. 무디스는 이날 “국가채무로 인한 신용도 하락과 부동산 시장 거품이 꺼지면서 은행들이 큰 손실을 입을 것”이라면서 스페인 은행 28곳의 신용등급을 1~4단계 강등했다.
스페인 최대 은행인 방코 산탄데르는 2단계 하락해 Baa2로, 2대 은행 방코 빌바오(BBVA)는 3단계 하락해 투자등급 최하 단계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자금 지원을 신청했던 방키아는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추락했다. 무디스는 지난 13일 스페인 국가 신용등급을 3단계 강등했다.
스페인에 이어 키프로스도 그리스 재정위기 여파로 은행권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로 했다. 이로써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구제금융을 신청한 나라는 5개국으로 늘어났다. 그리스 신임 재무장관으로 내정됐던 바실리스 라파노스 그리스내셔널뱅크 총재는 건강상 이유로 장관직을 고사해 연정이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대신 경제학자인 야니스 스투르나라스(55)가 장관에 임명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정상회의에서는 유로존 회원국들의 재정통제권을 EU 당국에게 부여하는 방안이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통화동맹인 EU가 재정동맹으로 한층 더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방안이 당장 채택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