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관계 정상화” 보도… 무르시 대통령, 전면 부인
입력 2012-06-27 00:10
무함마드 무르시(61) 이집트 대통령 당선인은 25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고,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재고할 것”이라고 보도한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면 부인, 논란이 일고 있다.
무르시 당선인의 측근 야세르 알리는 “인터뷰를 결코 한 적이 없으며, 그들이 보도한 내용은 신뢰성이 없다”고 말했다. 파르스 통신은 전날 인터뷰 전문을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녹취된 남성 목소리가 무르시 당선인과는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또 ‘아랍의 봄’ 혁명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하야한 뒤부터 이집트와 이란 정부 사이에 관계 정상화 신호가 오가긴 했지만, 무르시 당선인은 우선 동맹국 미국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무르시 당선인의 인터뷰 논란에 차분하게 대응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주변국과 관계를 맺는 것은 자주국의 역할로서 매우 적절하다”면서도 “이집트가 지역 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주축 역할을 지속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무르시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궁을 둘러보고 후세인 탄타위 군사최고위원장을 만났다. 탄타위 위원장은 “군부는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존중하며 국가 안정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바라크 정권에서 20년간 국방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무르시 당선인은 그러나 물밑으로 조각 작업에 착수, 군부와의 힘겨루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집트 법원은 군수사기관의 민간인 체포권을 박탈했다. 무르시의 대변인 네르민 모하메드 하산은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 명단을 토대로 고민하고 있으며, 조만간 내각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무르시 당선인의 정책고문 아흐메드 데프가 “부통령 인선을 여성 혹은 기독교인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대선에서 무르시에게 석패한 아흐메드 샤피크 전 총리는 26일 가족과 함께 이집트를 떠났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검찰이 전 정권 하에서 샤피크가 저지른 공공자금 남용 혐의를 공개한 뒤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