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의 날과 4대강이 무슨 상관있다고… 황당 사진전
입력 2012-06-26 18:55
지난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기념해 국토해양부 산하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와 K-water에서 ‘세계 난민의 날 기념 4대강 사진전’을 개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음달 1일까지 4대강 문화관 강천보, 백제보, 승천보, 을숙도와 강정 고령보에서 진행되는 이 사진전은 ‘재난을 넘어 희망을 발견합니다!’를 주제로 각 지역과 관련된 재난과 복구 현장, 4대강 사진 2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태국에서 발생한 홍수, 중국·파라과이 등에서 발생한 가뭄 등 전 세계가 물로 인한 재난을 겪고 있을 때 우리나라는 이를 대비하기 위해 4대강 사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4대강을 통해 물 관련 재난 및 난민 발생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4대강 치적 홍보를 위해 난민까지 끌어들이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난민인권센터(NANCEN)는 성명서를 통해 “4대강에 난민을 끌어들이지 마라”면서 “정부 조직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말도 안 되는 명분을 갖다 붙이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유엔의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1조에 난민은 ‘인종, 종교 또는 정치적·사상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외국이나 다른 지방으로 탈출하는 사람들’로 정의돼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난민 지위 신청자는 1011명이나 되지만 난민 지위가 인정된 사람은 42명에 불과하다.
난민인권센터 김성인 사무국장은 “정부가 난민을 받아들이는 데 호의적이지 않고 관심도 극히 부족한데 4대강 사진전에 난민을 끌어들이는 황당한 행태를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