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에 돼지 장기 이식 국내 첫 성공

입력 2012-06-26 22:12


국내에서 처음으로 돼지 장기의 원숭이 이식이 이뤄졌다. 농촌진흥청은 26일 초급성 면역거부반응 유전자를 제거한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의 심장과 신장을 원숭이에 이식하는 데 1차적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초급성 면역거부반응이란 다른 종의 장기를 이식받을 경우 이식받은 장기를 바이러스와 같은 침입자로 인식해 신체가 즉각적으로 거부반응을 보여 이식 장기가 몇 분에서 몇 시간 내에 괴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장기 이식은 농진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이 2009년 최초로 이 같은 거부반응 유전자를 제거해 탄생시킨 복제 미니돼지 ‘지노(Xeno)’의 후대 돼지를 이용해 이뤄졌다. 건국대 의대 윤익진 교수팀은 지난달 31일 이 돼지의 심장을 원숭이의 복강내(배 안) 혈관에 이식했고, 신장은 다른 원숭이의 신장 2개 중 1개를 제거한 부위에 이식했다. 두 마리 원숭이에게서 모두 초급성 면역거부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두 마리 원숭이는 지난 24일과 25일 각각 폐사했다. 농진청은 폐사 원인을 분석하고 있지만 일단 과거처럼 몇 분에서 몇 시간 내 괴사하지 않고 한 달 가까이 생존해 1차적인 성공으로 평가했다. 농진청은 25일 같은 방식으로 2차 실험을 시도해 장기를 이식받은 원숭이들을 관찰 중이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황성수 박사는 “이번에 장기를 이식받은 원숭이에게서 나타나는 여러 반응과 상황을 분석해 보완하는 연구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번 성공은 포유류의 장기를 영장류에 이식하는 첫 단계 문제를 풀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