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경선 일정 확정] 비박 3인, 당내 견제세력으로 남을 듯

입력 2012-06-26 22:19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 일정이 확정되면서 비박(非朴·비박근혜) 주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선 불참밖에 다른 선택은 없어 보인다.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 3인방이 탈당은 하지 않되 당내 견제세력으로 남아 친박근혜 진영에 비판적 목소리를 쏟아낼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우세하다. 하지만 세 사람이 행동을 통일하지 못하고 균열 조짐을 보이리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당 지도부가 현행 경선 룰에 따른 ‘8·20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짓자 비박 3인방 캠프는 사실상 “경선 참여는 불가능해졌다”고 결정했다. 다음달 9일까지 경선 룰 협상 여지를 남겨두긴 했지만 비박 주자들이 요구하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이 의원 측근 인사는 26일 “경선 불참이라는 외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단 공동보조를 취하면서 당내 논의 상황을 좀더 지켜본 뒤 후보등록(7월10∼12일) 마감일 또는 그에 임박해 경선 불참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불참 선언은 김 지사 측에서 가장 먼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김 지사 측 인사는 “현역 도지사인 만큼 도정에 더욱 전념하기 위해 고민을 길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 측은 “경선 룰 변경을 끝까지 요구할 것”이라면서 “룰 변경이 수용되지 않으면 다른 선택이 있겠느냐”고 했다. 이 의원의 한 측근은 “49박50일 일정의 제2차 민생투어가 다음달 4일 끝난다”며 “민생투어를 마친 뒤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경선에 불참하더라도 탈당을 결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명분이 약하고 세력이나 자금도 여의치 않다. 세 사람 모두 수차례 “탈당은 없다”고 밝혔던 터라 말을 뒤집기도 부담스럽다. 결국 당에 남아 박 전 위원장을 겨냥해 대대적 공세를 취하며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위원장 1인 사당화 문제, 당을 장악한 친박 주류의 전횡 등을 끊임없이 제기하리라는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이 비박 3인방을 각기 다르게 대하며 공조 체제를 흔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세 사람의 연대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아직은 시나리오 차원이지만 비박을 기치로 내건 보수연대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비박 주자들이 정운찬 전 국무총리,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박세일 전 국민생각 대표 등과 세를 합칠 경우 대선 판도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