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2 연평해전 도발한 다음날 北해군사령부, 김정일에 직보”
입력 2012-06-26 04:06
2002년 6월 29일 발생한 제2연평해전은 북한 해군사령부가 직접 지휘한 계획적 도발이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결과를 직접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군 감청부대인 5679부대장이었던 한철용 예비역 육군 소장은 25일 미리 배포한 제2연평해전 재조명 세미나 주제발표문 ‘제2연평해전의 실체적 진실’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한 전 소장은 27일 자유민주연구학회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관하는 세미나의 주제발표자로 나선다.
한 전 소장은 “제2연평해전 다음날인 6월 30일 황해도 해주의 북한 해군 8전대사령부를 이륙한 헬기 2대가 평양 북쪽 민간 비행장인 순안비행장에 착륙했다”며 “이는 현지에서 작전을 진두지휘한 북한군 고위층 수송용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또 “순안비행장은 김정일의 별장인 자모산 특각이나 묘향한 특각으로 가는 지근거리에 자리잡고 있다”며 “군 고위층이 탑승한 헬기 2대가 순안비행장에 착륙한 것은 김정일에게 해전 결과를 직접 보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소장에 따르면 당시 촬영된 인공위성 사진 판독 결과 북한 헬기 2대가 착륙한 비행장에는 세단 승용차 1대와 중형버스 1대가 주차돼 있었다. 그는 “위성사진 판독을 놓고 국방부와 5679부대 간 대립이 있었다”면서 “국방부는 북한의 해전 부상자 수송용이라고 주장했지만 5679부대는 군 고위층 수송용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5679부대가 이렇게 판단한 것은 환자 수송이라면 세단과 중형버스 대신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환자 수송을 위해서라면 이 헬기들은 대동강 남쪽 인민군 11병원에 착륙했어야 하는데 병원과 관련 없는 순안비행장에 내렸다는 것이다.
한 전 소장은 김 위원장이 대남 도발을 하거나 신변 위협을 느낄 때 지하시설이 있는 특각(별장)에 숨어 지내는 습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측의 보복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며, 당시에도 평소 애용하는 묘향산 특각이나 평양 북쪽 근교의 자모산 특각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