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5곳중 4곳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

입력 2012-06-25 19:11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회사 5곳 가운데 4곳이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이, 환율이 내리면 외화자산이 많은 기업이 손해를 본다.

또 환율이 1% 상승하면 기업 순이익은 2%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외화부채(외화부채에서 외화자산을 뺀 금액)가 1조6580억원인 대우인터내셔널은 환율이 1% 오르면 분기 세전 순이익(법인세를 내기 전의 순이익)이 177.2%나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유가증권시장의 12월 결산법인 668곳 가운데 실적 비교가 가능한 64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순외화부채가 지난 3월 말 현재 43조6000억원으로 1곳당 평균 67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환율민감도는 지난 3월 말 현재 순외화부채를 기준으로 환율이 1% 오를 때 올 1분기 세전순이익 감소율이 2.1%에 이르렀다. 환율민감도는 다른 변수가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고 환율변동이 세전순이익에 주는 영향의 정도를 말한다. 조사대상 법인의 1분기 세전순이익이 20조744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환율이 1%만 올라도 세전순이익 가운데 4357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조사대상 기업 가운데 외화자산·부채가 없거나 미미한 기업은 92곳으로 14.26%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환율이 오르거나 내릴 때 고스란히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개별기업으로 보면 순외화부채 상위사 10곳 가운데 대우인터내셔널은 환율 1% 상승 시 환율민감도가 177.2%로 가장 컸다. 이어 대한항공이 147.2%였다. 순외화자산(외화자산에서 외화부채를 뺀 금액) 상위사 10곳의 경우 대우조선해양이 환율 1% 상승 시 순이익이 45.9% 상승했다. 순외화자산이 많은 회사는 환율이 떨어지면 순이익이 줄어든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