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타는 가뭄 속타는 농심… 양파·감자 생산량 뚝
입력 2012-06-25 19:10
가뭄 장기화로 인한 배추, 대파, 양파 등 밭작물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7월 이후까지 가뭄이 이어질 경우 현재까진 양호한 고랭지 무 등까지 피해가 확대될 수 있어 여름철 농산물 가격 불안이 우려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25일 ‘최근 가뭄에 따른 주요 농축산물 수급동향과 전망’에서 “5∼6월 가뭄으로 인해 양파와 무, 대파 등의 생산량이 크게 떨어졌다”며 “봄배추와 양배추 등도 상품성이 떨어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봄배추는 호남과 충북 일부 지역에서 고온 현상으로 인해 배추통이 작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고, 봄무 역시 주산지인 전북, 충남지역 가뭄 때문에 생산량이 평년보다 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양배추의 경우 주산지인 충남지역의 피해는 오히려 적은 반면 강원도 고랭지지역에서 상품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자도 가뭄으로 알이 굵어지지 않아 평년보다 18% 정도 작황이 나빠졌다.
특히 피해가 큰 작물은 대파와 양파다. 대파는 생육이 지연되고 병충해가 발생해 7∼8월 초순까지 출하량이 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양파도 주산지인 전남과 경남 등에서 가뭄 피해가 커 생산량이 평년보다 12%, 지난해에 비해서는 26% 안팎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다음달 이후 기상 여건이 계속 나빠질 경우다. 아직까지는 피해가 별로 없는 고랭지 무 등도 가뭄이 지속될 경우 8월 생산량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률 농경연 농업관측센터장은 “배추, 무 등 엽근채의 경우 장마가 오거나 병충해가 발생하면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름철 수확기를 앞두고 있는 마늘 등 양념류 채소도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가뭄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적지만 지난해 작황이 부진했던 여파로 가격이 크게 오른 상태여서 올 여름 생산량이 받쳐주지 않을 경우 김장철 가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가뭄에 따른 수급 등 영향으로 마늘값은 25일 현재 20㎏ 상품 기준 7만6800원으로 최근 5년 평균(4만8760원)보다 57,5% 비싸다.
오이, 애호박, 수박 등 과채류 역시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될 경우 상품이 조숙(빨리 자라는 현상)해 상품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농경연은 “과채류의 경우 7월 기상 여건에 따라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면서 “포도, 복숭아 등 과일 역시 7월 초까지 가뭄이 지속되거나 장마가 지나치게 길면 작황이 나빠져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