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도 양극화… 국산 울고 외국산 웃고

입력 2012-06-25 19:04


국내 자동차 시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국산차 판매는 저조한 반면 고가의 수입차는 판매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등 국내에서 생산된 완성차들의 1∼5월 누적 판매량은 57만108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61만361대보다 6.4%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차는 5만1661대가 팔려 지난해 4만2700대보다 21% 급등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 5.7%, 기아차 4.4% 판매가 줄었다. 신차를 내놓지 못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르노삼성은 38.3%나 하락했다.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는 준중형인 아반떼MD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4만9727대가 팔린 그랜저HG는 3만9870대로 1만대가량 판매가 줄었다.

업계에서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판매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수입차 판매가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자동차 중에는 눈길이 가는 매력적인 신차가 없어서 판매가 떨어졌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상반기에 선보인 신차는 기아차 K9과 현대차 싼타페 정도였다.

반면 수입차는 다양한 선택의 폭을 앞세워 약진하고 있다. 1∼5월 베스트 셀링 카는 BMW 520d로 3908대가 팔렸다. 2000㏄급인 이 차의 가격은 6350만원. 차 값은 비싸지만 디젤 모델이라 연비가 ℓ당 19.9㎞에 달해 주목을 받았다. 3390만원으로 동급 국산차와 가격 격차를 줄인 2500㏄급 도요타 캠리도 2514대를 팔았다. 도요타는 캠리를 앞세워 지난해보다 116.9% 많은 판매 실적을 올렸다.

2000㏄ 미만의 수입차가 전체 수입차 중 48%를 차지했고, 판매 상위 10개 모델 가운데 5개가 디젤이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초기 구입비용은 높지만 품질에 대한 믿음과 연비 등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차 업계의 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당장 7월부터 한·EU FTA 발효로 자동차 관세가 추가 인하된다. BMW가 520d의 가격을 90만원 인하하는 등 유럽 브랜드들은 가격 인하를 통해 마케팅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