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이 어린이 주의집중력 떨어뜨린다
입력 2012-06-25 18:30
간접흡연이 어린이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유발하는 한 원인일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조수철(사진) 교수팀은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팀과 함께 2008∼2009년 2년간 서울과 인천, 울산, 경기도 성남·연천 등 5개 지역 초등학교 3∼4학년생 1089명을 대상으로 ADHD 진단에 필요한 신경심리검사를 실시하면서 요(尿)중 코티닌 농도를 동시에 측정,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코티닌은 환경독성물질의 일종으로, 흔히 타이오시안염 및 니코틴과 함께 소변검사를 통해 측정하는 간접흡연 노출 지표로 사용된다. 담배 연기를 직접 흡입하거나 간접적으로 마시면 체내 코티닌 농도가 높아지는 까닭이다. 또 이 물질은 1ng/㎖ 미만의 아주 낮은 용량에서도 주의력, 기억력, 집중력 등의 신경인지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어린이들의 주의집중력은 요중 코티닌 농도가 높아질수록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반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충동성 등 ADHD 증상은 심해졌고, 맞춤법과 산수 등의 학습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ADHD가 분명하다고 진단된 어린이는 전체의 4.7%, 유사 행동을 보이지만 아직 ADHD는 아닌 상태의 ‘역치하’ ADHD 어린이는 11.5%였다. 이들 ADHD 어린이의 요중 코티닌 농도는 평균 0.80ng/㎗로 정상인(0.46ng/㎗)보다 1.74배 높았고, 역치하 ADHD 어린이의 경우에도 평균 0.76ng/㎗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조 교수는 “ADHD 및 역치하 ADHD 어린이들의 수치가 정상인보다 높다는 것은 그만큼 간접흡연에 많이 노출돼 있다는 뜻이기도 하므로 어린이들이 더 이상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정신건강학 및 심리학 분야 권위지인 ‘사이콜로지컬 메디신(Psychological Medicine)’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