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8월19일 경선’ 강행… 박근혜 득실은
입력 2012-06-25 19:06
새누리당 지도부가 25일 현행 당헌·당규대로 8월 19일 대통령 후보를 선출키로 확정했다. 지난 4월 김문수 경기지사가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요구하며 시작된 ‘룰의 전쟁’이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두 번째 대선출마 선상에 선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쏠리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100일 넘게 룰의 전쟁이 벌어지는 동안 오픈프라이머리를 반대하고, 현행 당헌·당규를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친박계 이정현 최고위원은 “법치를 중시하는 보수정당에서 몇몇 개인의 떼법에 승복하자는 게 명분이 있느냐”면서 “벼랑 끝에서 영입을 하니, 연대를 하니, 발버둥치는 야당을 따라 할 게 아니라 국민을 안심시키며 뚜벅뚜벅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당 지도부가 큰 틀에서 현행대로 가자는 결정을 내리면서 ‘약속을 중시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원칙을 지킨다’는 특유의 리더십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박 진영에서는 비록 야당 같은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대신 ‘차별화 기회’를 얻었다고 보고 있다. 여야의 다른 주자들이 게임 룰을 놓고 다투는 동안 정책을 발표하고 민생을 챙기는 행보를 통해 준비된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비박(非朴·비박근혜) 주자들이 빠지고 당내 경선이 다소 김이 빠지면서 박 전 위원장에게 집중될 공격 수위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의 발걸음은 결코 가벼워 보이진 않는다. 비박 주자들이 연일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폐쇄적인 리더십, ‘불통(不通)’의 리더십을 보인다고 몰아세우면서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박 전 위원장이 2004년 한나라당 천막당사 대표 시절부터 2007년 대선 경선 승복 등을 거치며 구축해 놓은 입지가 흔들리고 대신 ‘독재자의 딸’이라는 이미지를 다시 떠올리게 됐다는 점이 큰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김나래 유성열 기자 narae@kmib.co.kr